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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속 빈’ 인터넷 기업 회원 자랑에 날샌다.

소성민 기자 2000.03.16 00:00


회원 수 불리기 경쟁 갈수록 치열...‘중복 . 허위’ 많아 요주의

인터넷이‘정보의 바다’라면, 회원을 많이 확보한 사이트와 그렇지 못한 사이트의 차이는 대륙과 섬의 차이쯤으로 비유될 수 있다. 회원이 많을 수록 인터넷 기업의 가치는 상승한다. 하지만 기업의 목적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때, 인터넷기업들이 회원들을 기반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는 아직 애매하다. 이처럼 미래가 불투명한데도 회원을 많이 확보한 인터넷 기업에는 자금이 쏠ㄹ고 투자자가 몰린다. 회원 수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인터넷 컨텐츠.커뮤니티 사업체인 이스탑(estop.co.kr) 이한수 기획팀장은 “지금처럼 회원수에 의존해 인터넷 기업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현실은 문제가 많다. 인터넷 기업들이 단순히 회원을 유치하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회원 수에서도 허수가 많아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마케팅.시장 조사업체인 인터넷메트 릭스(internetmetrix.com) 이현창 마케팅팀장도 가은 의견이다. “인터넷 기업의 수익 모델이 현제로서는 주로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광고 단가를 정하는 데 중요한 회원수에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회원 수가 얼마인지는 기업들이 스스로 조사해 공개하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인터넷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원 수에는 다음과 같은 함정이 있다. 우선 ‘중복 회원,’중복회원이 발생하는 까닭은 △기존 회원이 작 가입 기호(ID)와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아예 새로운 계정을 만드는 경우 △일부 네티즌이 중요한 자료를 저장하려고, 혹은 디스켓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자료를 불러낼 수 있도록 한 사이트에서 여러 가입 기호를 확보하는 데서 연유한다(이러한 경우 가입 기호가 ‘aaa1,aaa2,aaa3' 같은 식이다). 또 다른 허수로는 ‘허위 회원’을 꼽을 수 있다. 허위 회원은 회원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업이 방치.조장해 생기기도 한다. 회원에 의해 허위 회원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개 경품을 많이 내거는 인터넷 기업에 많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해 한 인터넷기업이 노트북을 경품으로 내걸고 회원을 모집했는데, 노트북을 받은 일부 회원들이 노트북 대신 현금이나 다른 상품을 원했다. 이유인즉 인터넷을, 아니 아예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일부 회원이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주변친지 이름을 도용해 허위 회원을 등록시켰던 것이었다. 코스닥 붐 주도한 골드뱅크가 계기 제공 반면 앞에 열거한 중복.허위 회원들을 방치.조장하는 인터넷 기업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아예 가짜 회원을 만들어 등록시키거나 호원 수를 부풀려 오부에 선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말고는 회원 관리가 영업 기밀에 속하다 보니 아직 그 실태가 자세히 드러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주민등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를 생성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또 일부 사람들이 이를 인터넷에서 이용해 물의를 빚었듯이, 허술한 신상 관리를 악용해 회원수를 부풀리는 인터넷 기업이 늘고 이는 것만은 사실이다. 인터넷 기업들이회원을 늘리려고 ‘피나는’ 경쟁을 벌이게 된 계기는 지난해 상반기에 코스닥 열풍을 주도한 ‘골드뱅크’가 만들었다. 상시 골드뱅크는 자기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50~1000원씩 돈을 적립해 주는 아이디어를 내 설립한 지 2년도 안되어 수십만이 넘는 회원을 모아 돌풍을 일으켰다. 단순한 아이디어에 의존한 회원 모집이었던 데다가, 잇단 사업 확장으로 골드뱅크 열는 오fork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커뮨케이션.새롬기술 가은 기업들이 엄청난 회원 수를 바탕으로 하반기 코스닥 붐을 주도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회원 확보 경쟁은 거의 맹목적이라 할 정도로 확산 되었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책임컨설턴트는 그같은 현상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는 ‘특히 증권회사들이 회원제 인터넷 기업들의 가치를 산정하면서 미국 아메리카온라인(AOL.에이올)의 회원 수와 회원당 수익 가치를 자주 원용해 ’거품‘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라고 지적했다. 가입 회원이약 2천만 명에 달하는 에이올은 업계 1위의 주도적 지우를 보유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 에이올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데다 미국 시장을 넘어서서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삼고 있다. 무료 회원제로 운영되며, 시장 또한 국내에 한정된 한국 기업들과는 위상이 다른 것이다.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인터넷 기업들이 워낙 급 성장하는 데다 그 사업성을 측정할 만한 마땅한 분석틀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당장 빼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처럼 한국보다 앞서있는 미국의 분석 모델을 빌려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현대증권은 그같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앞으로 회원제 인터넷 기업을 평가할 때 자체 개발한 분석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인터넷 기업들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국내 기업인 ‘데이콤’을 설정 한 것이다. 회원 경쟁, 양보다 질에 더 신경써야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박경원 연구원에 따르면, 요즘 미국에서 아시아 인터넷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로 떠오른 차이나닷컴(chna.com)에 데이콤을 비교하고, 또 데이콤에 다른 국내 인터넷 기업들을 비교해 보면 연동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재 그 관계정도가 90%를 넘는다는 것이 현대증권 측 주장이다. 인터넷 기업들도회원 수에 너무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고자 사업 내용을 다각화하고, 나름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 애쓰고 이다. 대표적인 에가 회원 수 7백60만여명에 달하는 한국 최대의 인터넷 포탈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이다. 일반적인 회원제 인터넷 기업들이 매출액의 80~90%를 광고에 의존하는 데 비해, 다음은 광고가 지난해 매출액에서 40~50%를 차지하는 데머물렀다. 나멎는 주로 해외에 전자 우편 기술을 수출하거나 일반 기업에 그룹웨어를 축해주고 올린 매출이다. 전자 상거래 수수료도 한몫했다. 다음 마케팅팀 조은형씨는 ‘전체 회원 가운데 한 달에 한 번 넘게 사이트를 방문하는 회원은 65% 정도이다. 회원들의 이용률을 높이려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마이 다음(My daum)'이라는 개인 공간에 필요한 정보들만 한꺼번에 모아 준다는것이다. 경쟁 업체들로부터 치열한 도전을 받고 이는 무료 인터넷 폰 서비스업체 새롬기술도 회원들의 충실도(loyalty)를 졸이기 위해 기존 무료 전화 서비스에 부가 기능을 계속 덧붙여 간다는 계획이다. 결국 인터넷 기업들도 ‘회원 몇십만 명 돌파’ 가은 식의 단순한 숫자 불리기 전략으로는 앞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회원수가 다소 더디게 늘더라도 내실 있게 운영해 기업 가치를 특화하는 경영 전략이 준.장기적으로 보면 더 승산이 높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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